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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학계 현안문제에 대한 제안

2007-02-28 00:00:00
조회 2861

        학회의 발전방안에 대하여


요즘 학계에서 가장 관심사항은 누가 발굴을 담당할 것인가에 있다. 발굴기관의 허가기준이나 연구원의 자격인증제 등이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는 것은 바로 그러한 면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자들은 한국고고학의 나아갈 방향을 심각하게 고려해 보아야 할 것이다. 물론 그 중심에는 한국고고학회가 있다. 작년 1년 동안 한국고고학회의 새 집행부를 중심으로 많은 활동을 하였다. 이에 덧붙여서 개선되었으면 하는 몇 가지 사항을 제시해 본다.

첫째, 한국고고학 전국대회를 좀 더 풍성하게 하였으면 좋겠다. 학술대회 첫날에는 국내외 저명 학자들의 기조 강연이 계획되었으면 한다. 한국고고학회가 기획하는 주제도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를 기획하여 패널을 구성하여도 좋겠다. 그리고 패널을 다양하게 구성하기 위해서는 각 연구회나 지역 학회와의 연대도 고려하여야 한다. 다양한 패널이 만들어지고 연구자들이 선택적으로 발표를 듣고, 토론할 수 있을 때 학술대회는 내실을 기할 수 있고, 학회의 위상도 높아질 수 있다,

둘째, 재삼 강조하지만 유적조사 사례발표는 없어져야 한다. 유적조사의 개요는 학회나 각 연구기관의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방법으로 대치할 수 있다. 사례발표 대신에 유적에 대한 각종 분석이 완료되어 보고서가 간행된 이후에 그 유적에 대한 연구결과를 종합하여 발표하는 연구보고가 더 긴요하다. 단순히 어떠한 유구나 유물이 어디에서 출토되었다는 발표는 고고학의 학문적 수준을 떨어뜨리는 것이고, 배우는 학생들이나 연구원들에게 고고학의 학문적인 목표가 단순히 유구와 유물을 찾는 것 인양 왜곡시킬 우려가 있다. 

셋째, 학보의 편집에 관한 것이다. 현행과 같이 논문을 비밀리에 평가하는 방식은 학보의 수준을 높이는데 일정 부분 기여한 바가 없지 않지만 그 이상은 학문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학보의 논문심사에 자주 참여하면서 논문작성에 있어서 기본 틀의 미비와 논리성의 부족을 절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 단계 더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외국의 저명한 학술잡지와 같이 게재논문에 대한 전문 연구자의 직접적인 비판과 이에 대한 필자의 반론이 함께 실려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고고학에서는 치열한 토론이나 치밀한 논리적 공방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이것은 논문에 대한 비판이 상대방에 대한 비판으로 인식되어 거의 금기시된 학계의 풍토에서 기인한다고 본다. 이러한 잘못된 부분을 보완하고, 논문의 논리성을 증진하기 위해서는 앞에서 제시한 방법이 최상일 것이다. 다만 이것은 한국학술진흥재단에서 요구하는 사항이 아니고, 다른 학회에서도 아직 시도되지 않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실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넷째, 학회에서는 고고학의 다양한 분야를 다루면서 그 영역을 넓어야 한다. 즉 고고학과 관련이 깊은 보존과학, 문화재관리, 박물관학 등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고, 이러한 분야의 연구발표도 학회에서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유적의 정비, 전시관의 건립, 대중고고학 등에도 고고학회 차원에서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한다.

그저 발굴이라는 외형적인 문제에만 매달려 소모적인 논쟁을 계속하고 있다. 이러한 논쟁에만 매몰될 것이 아니라 건설적인 방안에 대하여 논의하여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한국고고학회가 선두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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