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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고학의 나아갈 방향

2007-03-19 00:00:00
조회 654
 

                       한국고고학이 나아갈 방향


지금까지 몇 가지 현안에 대하여 논의해 보았다. 이 외에도 고고학계가 심사숙고할 일은 많다. 즉 발굴조사로부터 고대문화의 복원에 이르기까지 고고학의 연구과정을 건실하게 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긴요한 몇 가지 과제들을 생각해 보았다.

 

첫째, 한국고고학의 연구목적을 확립하고, 그 정체성을 확보하는 문제이다. 한국고고학의 역사가 60년을 넘기고 있지만 우리들이 왜 고고학을 연구하는지, 무엇을 연구할 것인지를 논의한 바가 없다. 이러한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고고학의 정체성 확보는 힘들 것이다. 고고학이 학문적으로 성숙하기 위해서는 가장 기본적인 문제부터 다시 정리하여야 한다.

둘째, 우리의 독자적인 해석의 틀(시각)을 가져야 한다. 최근의 세계고고학계의 연구경향은 과거 문화의 과학적 기술 단계를 넘어 그들의 문화를 설명하고, 이해하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고고학이 우리나라 고대문화의 새로운 해석에 기여하고 있는 것은 당연하기만 그러한 자료들은 어떻게 해석하는 가는 쉬운 일이 아니다. 고고학 방법과 이론이 동원되어야만 가능할 것이다. 우리 학계에 사용되는 고고학 방법과 이론에는 무엇이 있는가? 서양고고학이나 일본고고학의 방법을 차용하고, 해석도 그들의 시각을 그대로 따르고 있지 않는지 반성해 볼 일이다. 우리의 고대문화는 우리의 것으로 다른 나라의 시각이 아닌 우리의 시각에서 해석하여야 한다.

셋째, 한국고고학은 다양성에 도전하여야 한다. 우선 고고학 연구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고고학 자료의 과학적 분석이 강조되어야 하고, 더불어 다른 분야와의 학제적인 연구도 절실하다. 과거 문화의 복원은 고고학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며 다른 분야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고고학은 구석기시대에서 삼국시대에 걸친 한정된 시기를 연구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고고학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를 다루어야 한다. 또 유물의 보존처리, 전시관의 건립, 유적의 정비 및 관리 등에서도 고고학 연구자는 적극적인 역할을 다하여야 한다.

넷째, 고고학의 연구성과는 결코 연구자들만의 것이 아니라 일반 국민들에게도 알려져야 한다. 고고학의 연구성과는 바로 고대문화를 밝히는 것으로 우리 역사의 한 부분을 정립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성과가 일반인들에게는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 고고학의 연구성과와 역할을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리고, 이해시킬 때 고고학의 기반은 다져진다.

한국고고학은 외형적으로만 본다면 비약적으로 발전하였다. 그러나 아직도 한국고고학의 위상이 확립되지 못한 것은 다른 분야 사람들이나 일반인들이 인정하지 아니하기 때문이 아니라 연구자들 모두의 마음속에 이러한 문제를 담고 있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고고학이 단순히 야외작업이라고 본다면 어렵고, 피곤한 일이지만 유적으로부터 고대문화의 수수께끼를 차근히 풀어가는 과정으로 본다면 매우 흥미롭고, 즐거운 일인 것이다. 고고학 연구자들은 우리의 고대문화를 연구하고, 우리의 문화유산을 지킨다는 긍지를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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