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국리형 문화의 공간과 시간에 대하여

안녕하십니까. 한국 청동기시대 연구의 중요주제가 토론방에서 활발하게 논의 되는 것을 보고 동시대 연구자로서 반가운 마음이 앞섭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무문토기시대를 전중후 기 3기로 나누고 중기에 송국리유형의 문화를 소속시키고, 동 문 화가 남한 전역 또는 영남 전역에 나타난다는 인식은 문제가 있 다고 하는 점입니다. 무문토기시대를 조기, 전기, 중기, 후기, 말기 등의 5단계로 나누어질 수 있고 지역에 따라서 송국리유형의 문화가 빠른 곳 은 전기에 늦게는 말기까지 계속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관점 이 한반도의 무문토기문화의 다양한 전개과정을 이해하는데 더 욱 바람직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소략하지만 제가 1988년도 논 문에서 이러한 취지의 소견을 간락하게 발표한 바 있습니다) 예 를 들어 전기의 경우는 충청남도에서, 말기의 경우는 제주도에 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분명히 남한 전지역에 동일한 단계로 동일한 시기에 동일한 문 화가 똑같이 이행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 도 현재 통설로 인정되고 있는 무문토기 전중후기단계론은 그러 한 관점에서 접근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영남지방에는 일정 지역에 중기문화(B.C.6- 4C) 또는 후기문화(B.C.4-2C)가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모든 지 석묘가 후기로 가기 전에 일시에 소멸하는 것처럼 되어 버렸습니 다. 유물형식이 곧 시간적 지표라고 하는 형식편년론 자체의 문제 도 있지만, 무문토기단계와 관련하여 우리가 현재 사용하고 있 는 형식편년론의 체계는 더욱더 무언가 근본적인 문제가 있지 않 나 생각됩니다. 특정의 형식이 점유하는 시간적 길이와 공간적 분포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는 점을 지나치게 무시하는 것처 럼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