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덕룡산 운흥사지

V.조사성과 운흥사는 덕룡산운흥사사적 및 운흥사진여문중창기에 의하면 신라 효 공왕대(897~912)에 연기조사(도선국사)가 창건한 이후, 고려~조선시 대까지 그 명맥을 유지해 온 유서깊은 사찰로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 운흥사의 역사를 알 수 있는 가장 이른 시기의 유물은 최근 경재에서 수습된 청자편으로 운흥사가 고려시대부터 존재했던 사찰임을 알 수있 다. 이 외에 부도군과 당간지주, 석장승(중요민속자료 제12호) 및 수많 은 주초석과 석축들이 넓은 지역에 산재되어 분포하는 것으로 보아 운 흥사가 상당히 큰 사찰이였음을 알 수 있다. 이번 학술조사는 운흥사와 관련된 사찰의 가람배치 및 전체 사역에 대 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크게 문헌조사, 측량조사, 지료조사로 나뉘 어 실시되었다. 문헌조사에서는 기존에 이미 알려진 기문자료들과 목조지장보살상 및 시왕상 관련 복장유물 자료도 함께 정리하였다. 복장유물인 지장보살 조성발원문과 시왕상 중수발원문은 시왕상 중 제1진광대왕과 제3 송제 대왕 복장에서 발견되었다. 복장유물의 기록을 통해 1565(명종 20) 당 시 전라도 남평 웅점사에서 지장보살과 양보처 및 시왕상이 최초로 조 성되었고 이로부터 약 150년 뒤인 1719년(숙종 45) 가을에 지장보살 개 금과 양보처의 중수, 시왕상에 대한 채색 불사가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었다. 이 중 중수발원문이 작성된 1719년은 운흥사 입구 여장승 후면 에 새겨진 康熙 五十八年과 동일한 연대로 당시에 큰 규모의 중창이 이 루어졌음을 짐작하게 한다. 측량조사는 가람배치와 사역의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운흥사의 경내 에 남아있는 당간지주, 주초석과 석축 등의 건조물을 대상으로 살펴보 았다. 그 결과 운흥사는 입지조건면에서 산지가람에 속하며 크게 남안 골에서 경내로 흐르는 수로를 경계로 서쪽과 동쪽으로 구분되어 있음 을 알 수 있었다. 건물지는 총 8개 지점, 석축은 15개 지점에서 확인되 었다. 건물은 수로의 서쪽의 경우 2~3단, 동쪽은 4개의 단으로 조성한 후, 각 단의 단부에 축대를 쌓고서 점차적으로 남쪽의 구릉사면을 향 해 오르면서 배치된 것으로 파악되었다. 한편 지표조사는 운흥사 및 주변에 남아있는 庵地를 중심으로 이루어 졌는데 운흥사에서는 고려시대 청자편, 조선시대 분청자편들과 와당 이 다량으로 확인되어 운흥사가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면면이 이어져 온 사찰임을 알 수 있었다. 또 문헌에 암자명이 전해지 는 도성암지를 비롯해 모두 12개 지점에서 건물지를 새롭게 확인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암지가 운흥사의 남쪽과 동쪽 산자락에 자리하고 있 는 특징을 보여준다. 이 외에도 사찰 입구에 위치한 석장승과 동쪽 일봉암 너머에 자리한 불 회사 입구 석장승에 대한 실측 및 연혁조사를 함께 실시하였다. 또한 운흥사 영역내에 포함되는 우물터, 차밭, 비자나무숲 등을 비롯해 전해 지는 전설도 함께 조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