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담댐 수몰지구내 유적

<용담댐 수몰지구내 문화유적 발굴조사(3차)> ·조사기관 : 전북대학교 박물관 ·조사기간 : 2000년 3월 ∼ 2000년 6월 ·조사지역 : 전북 진안군 정천면 모정리 농산마을과 여의곡마을 ·조사성과개요 : 1.진안 농산유적 농산유적에서는 신석기시대와 청동기시대, 그리고 근세 유구가 확인· 조사되었다. 신석기시대는 노지 6기, 원형 수혈유구 2기, 청동기시대는 주거지 6기, 장방형 수혈유구 19기, 원형수혈유구 50여 기, 근세 유구로는 우물 2기, 원형 수혈유구 10여기 등이 조사되었다. 이밖에 성격미상의 구상유구가 3기 등이 발견되었다. 2.진안 여의곡유적 여의곡 유적은 모두 4지구로 나누어 조사되었다. A지구는 넓은 충적지 가장자리로서 지석묘군이 조성되어 있고, 그 옆으로는 田 作이 이루어진 흔적이 확인되었다. 그리고 지석묘의 상석을 옮기기 위 한 시설로 추정되는 길이 지석묘군과 연결되어 있다. 또한 구상시설이 길게 남북으로 형성되어 있다. B지구는 C지구 북편 야산의 북사면으로 서, 평지와 능선이 만나는 부분에 청동기시대 주거지와 지석묘, 적석유 구 등이 조사되었다. C지구는 D지구 북편의 야트막한 구릉으로 능선 을 따라 청동기시대 주거지가 축조되었으며 민묘가 자리하고 있다. D 지구는 A지구 서편에 자리하는 동서방향의 야산으로, 그 남사면에는 청동기시대 석관묘, 백제 석실분. 고려 석곽묘, 조선시대 회곽묘 등이 분포하고 있다. 3. 여의곡 유적에서는 용담댐 수몰지구에서 확인조사된 지석묘 유적 중 에서 가장 많은 수가 발견되었으며, 지석묘와 함께 주거지, 밭, 길, 구 상유구 등이 함께 발견되어 청동기시대 한 취락의 전모를 밝힐 수 있 는 중요 유적이라 판단된다. 따라서 여의곡에 위치하고 있었던 당시 사 회의 구조와 계층문제, 경제행위 등 모든 측면을 복원할 수 있는 중요 한 자료로 판단된다.지석묘는 기본적으로 타원형, 장방형, 방형 등의 묘역을 갖추면서 중앙에 매장주체부가 만들어지고 있으며 3개 정도의 묘역이 열을 지어 서로 연접되는 패턴을 발견할 수 있다. 방형의 묘역 을 서로 연접시켜 열을 짓는 지석묘는 여의곡유적과 가까운 거리에 있 는 모곡유적과 안천면에 있는 안자동·수좌동 유적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이러한 양상의 지석묘는 거창·합천 지역 및 남해안 일 부지역에서 발견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형태의 지석묘가 대규모로 발견된 예는 이번 조사가 처음이다. 용담댐 수몰지구에서 청동기시대 주거지가 처음으로 발견된 것은 안천 수좌동유적에서였으나 파괴가 심 해 전모를 파악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농산유적 과 여의곡유적에서 조사된 주거지는 진안지역 지석묘 집단의 성격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자료라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수 있다. 즉, 주거지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송국리형 주거지로서 바닥 중앙 에 타원형 구덩이를 갖추고 그 안쪽이나 바깥쪽 양측에 주공이 있는 형 태를 하고 있다. 농산유적의 경우 안쪽 양측에 주공 이 있는 것(내주공)과 바깥쪽 양측에 주공이 있는 것(외주공)이 함께 발견되었으며 타원형 구덩이 주변으로 4柱가 설치된 것도 확인되었다. 반면 여의곡유적은 조사가 이루어진 1,2,3호 주거지 모두에서 외주공 이 나타나고 있어 농산유적과는 약간 다른 양상을 보인다. 중심주공간 거리에서는 크게 3종류가 나타나는데 내주공은 대략 45cm를 전후한 거 리와 120cm를 전후한 거리로 나타났으며 외주공은 180cm를 전후하여 나타났다. 이러한 주거지가 방형의 묘역을 갖춘 지석묘와 함께 나타나고 있는 곳 은 황강유역의 거창 남하면 대야리 유적 일대이다. 대야리유적을 비롯 한 무릉리, 임불리 등의 유적에서는 외주공·내주공의 송국리형주거지 가 조사된 바 있으며, 인근의 산포지석묘는 방형의 묘역을 갖추면서 집 단적인 축조가 이루어지고 있다. 밭유적은 최근 남강댐 수몰지구에서 확인된 바 있으나 호남지역에서는 처음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밭유 적은 당시 생산경제체제를 파악하는데 귀중한 자료로 판단되며 농경에 서 얻어지는 생산력은 지석묘 축조와 맞물려 당시의 사회상을 추론하 는데 좋은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여의곡유적에서는 국내에서 처음 으로 지석묘 상석을 이동시키기 위한 시설로 추정되는 길(道)이 발견되 었다. 길은 통나무로 겹쳐서 길게 나열한 것처럼 나타나고 있으며 지석 묘군 바로 앞까지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길은 상석의 이동과 관련이 깊을 것으로 추정되나 동시에 장송의례라든지 묘와 묘를 연결하는 묘 도, 친족간의 관계에 대한 상징적 표시 등 당시 사회에서 다목적 기능 을 가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지석묘와 주거 지는 주로 청동기시대 중기단계에 해당되는 것으로 송국리형 문화가 확산되는 시기로 볼 수 있다. 절대연대측정과 조사에서 드러난 유구와 유물의 검토가 이루어져야만 정확한 연대를 제시할 수 있겠지만 잠정 적으로 기원전 5세기를 전후한 시기일 것으로 추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