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용호동 구석기유적

<대전 용호동 구석기유적 발굴조사 > ·조사기관 : 한남대학교 박물관 ·조사기간 : 1차발굴조사 - 1999년 9월 1일 ∼ 11월 9일 / 2차발굴조사 - 2000년 3월 20일 ∼ 6월 27일 ·조사지역 : 1지구 - 용호동 산 27-1번지(약700평) / 2지구 - 용호동 전 41-2번지(약350평) ·조사성과개요 1999-2000년까지 두 차례에 걸친 발굴조사를 통하여 용호동유적에서는 약 10만년 전에서 1만년 전 사이에 속하는 것으로 보이는 4개의 구석기시대 문화층이 발굴되었다. 이 가운데 1문화층의 연대는 노은동 월드컵 경기장 건립지역에서 발굴된 2지층의 유물과 거의 비슷한 것으로 추정된다. 용호동유적의 1문화층보다 이전 시기에 해당하는 유물이 구즉동, 둔산동 등에서 나온 바 있지만, 3개의 문화층이 층위를 달리하여 대전 지역에서 확인된 것은 용호동유적의 예가 유일하다. 현재까지 용호동유적에서 발굴된 석기는 모두 1,800여점에 이르며, 좁은 발굴범위에 비하여 출토유물의 빈도수는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4문화층에서는 500여점에 이르는 중기 구석기시대의 석기가 발굴되었다. 4개의 문화층 가운데, 4문화층의 석기는 주로 석영이나 규질암으로 이루어진 특징을 지닌다. 반면에 3문화층으로 가면서 혼펠스와 같은 새로운 암질이 등장하여 관심을 끈다. 이와 같은 석재의 변화는 석기제작기술의 변화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석기제작에 활용된 돌감의 연구를 통하여 당시 용호동에 살았던 구석기인들의 활동범위를 체계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고 생각된다. 또한 용호동 구석기유적에서 특징적인 요소 가운데 하나는 3문화층에서 갈린 자국이 뚜렷한 석기가 발굴되었다는 점이다. 한편 2문화층에서도 한 면이 편평하게 갈린 석기가 발굴되어 주목된다. 이와 같은 예는 아직까지 한국의 다른 구석기유적에서 보고된 바 없다. 비록 1점에 지나지 않지만, 2문화층에서 발굴된 슴베찌르개의 존재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 석기는 암갈색 찰흙층(3a층)의 아랫부분에서 출토되었다. 노은동 월드컵 경기장 건립지역의 암갈색 찰흙층 윗부분에서 얻은 나무숯의 방사성탄소연대가 BP 22,870±110년으로 나온 점이 참고된다. 용호동유적에서 출토된 슴베찌르개는 이 유물의 연대문제와 아울러 한국과 일본 사이의 후기 구석기시대 문화교류를 이해하는데도 큰 도 움이 될 것이다. 용호동유적의 1문화층에서는 불땐 자리와 석기제작터가 확인되었다. 특히 자갈돌을 이용하여 만든 불땐 자리의 구조가 특징으로 나타났다. 이번 용호동 구석기유적의 발굴을 통하여 10만년 전에서 1만년 전 사이에 속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석기가 발굴되었다. 이것은 대전에 발자취를 남긴 구석기인들의 활동이 이미 10만년 전의 중기 구석기시대로 거슬러 올라감을 보여준다. 앞으로 공주 석장리유적 등과의 비교연구가 이루어진다면, 금강 유역을 비롯한 한국 중부지방의 구석기시대 문화를 새롭게 정립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앞으로 진행될 용호동유적의 퇴적물 분석은 유적의 형성시기와 과정뿐만 아니라 당시의 자연환경을 이해하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