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중서부지역의 지형환경 분석

한반도 중서부지역의 지형환경 분석

(이홍종, 다카하시 마나부 지음, 4도 칼라, A4, 134쪽, 17,000원)

고려대학교 한국고고환경연구소 학술총서6,  978-89-6062-033-9   93450

평야지역에 대한 지표조사는 현재 대부분이 논으로 이용되고 있어 육안으로 유적의 존재 가능성이나 고지형을 관찰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이러한 어려움으로 인해서 그간 한국 고고학은 수몰지역을 제외하고는 평야지역에 대한 유적조사를 거의 행하지 못하였다. 이에 평야지역 조사의 필요성을 제기하고자 지형환경분석을 실시하게 된 것이다.

 지형환경분석은 5단계의 하위 분석(sub-analysis)으로 구성된다. 먼저 지형역환경분석에서는 10만 년 단위 또는 그 이상의 타임스케일에 포함되는 산지, 구릉, 평야의 분포상태를 하천유역마다 살피는데, 이 분석은 주로 지질학의 방법을 이용한다. 두 번째 지형면환경분석은 1만 년 단위의 타임스케일로 평야에 주목하여 단구면의 형성에 대해서 살펴보는데, 이 분석은 주로 지형학적 방법을 이용한다. 세 번째 지형대환경분석은 지형면분석에서 구분되어진 지형면의 형성요인에 관하여, 노두에서의 지층 관찰을 행하거나 기존의 시추 자료 또는 실제 시추된 결과 등을 통해 1,000년 단위의 지형환경 변화를 검토하는 것이다. 이 분석에는 지형학적 방법을 사용한다. 네 번째 미지형환경분석은 지형환경분석의 독자적인 분석방법으로, 100년 단위 또는 그 이하의 타임스케일로 인식할 수 있는 환경변화에 접근한다. 대축척 항공사진의 판독을 행하거나 시추봉을 사용하여 자연제방, 배후습지, 구하도 등의 형성과정을 조사한다. 마지막으로 범람 퇴적별 지형발달사나 재해사, 토지이용변천사 등을 조사하는 극미지형환경분석이 있다.

 자연제방이나 포인트바의 형성은 산지의 토지개발과 관계가 깊다. 산지로부터 토사의 유출시기, 즉 한반도의 산지역이나 구릉역이 언제 삼림 벌채되어 민둥산화가 뚜렷하게 진행되었는지에 대해서 이후 세심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자연제방이나 포인트바의 형성은 산지역이나 구릉역에서 토지개발과 호응한 현상이므로, 그 형성시기를 파악하는 것은 온돌의 존재, 대규모의 철생산, 요업, 제염 등 다양한 산업과의 관계를 검토하는 데에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런데 기존의 유적분포 조사에 의하면 한반도 서부의 산지, 구릉의 산등성이 위에 취락이 입지하고 있다. 이는 전란 시 방어나 하천의 홍수를 피하는 등의 이유에서 적극적으로 선택되어졌기 때문인지 아니면 평야에 매몰된 취락유적의 조사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것인지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구하도에 주목하면, 각 평야의 중류역에서 뚜렷하게 관찰되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평야의 경사가 비교적 완만하고 전형적인 곡류를 이루고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충청남도와 경기도의 경계에 있는 안성천이나 그 지류인 진위천에서는 멋진 곡류를 볼 수 있다. 그러나 현재는 홍수피해를 막기 위하여 인공제방을 통해 강폭을 충분히 확보하면서, 곡류하고 있던 하천의 직선화가 이루어져 있다.

  이후 평야의 시굴조사나 발굴조사 시, 지형면환경분석의 보충으로 지형대환경분석, 미지형환경분석, 극미지형환경분석을 행할 필요가 있다. 지형면환경분석의 보충에서는 현장조사에 의한 지형분류 예찰도의 수정이 과제이다. 지형대환경분석에서는 기존 시추 자료의 정리 등을 통하여 충적세 최대해진의 범위나 시기를 밝혀내야 한다. 미지형환경분석에서는 시굴조사에 앞서 매몰미지형의 예찰을 행하여, 시굴조사지점이나 범위를 선정해야 한다. 또한 시굴조사가 시작된 후에는 표층지질의 관찰을 행하여 미지형 변화의 양상이나 토지이용의 상태, 지표면을 매몰시킨 재해의 상황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극미지형조사에서는 유적의 발굴조사와 병행하여 층서의 확립(구표토를 지표로 한 단계의 설정)이나 극미지형 구성층의 관찰에 의한 분포 범위의 검토, 극미지형의 형성요인, 그 형성시기, 토지이용의 복원 등을 실시하고, 극미지형 변화 원인의 검토나 시기를 추정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