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시대 금석문 연구

삼국 시대의 금석문은 광개토태왕비와 백제의 사택지적비를 제외하면 모두 한국의 고식이두로 되어 있다. 이러한 고식이두 문장은 누구나 자의적인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다양한 가설들이 나오고 있다. 해석보다 어려운 부분은 판독이다. 서양의 판독은 알파벳 글자가 30자 이내이므로 판독이 용이하나, 한자는 그 글자 수가 많아서 어떤 글자인지를 모를 때가 많다.

지금까지 고고학, 미술사, 금석문, 고문서, 목간 등 동시대 자료만으로 공부한 경험에서 보면 『삼국사기』 등 문헌 위주로 공부한 시각과는 다소의 차이가 있다. 2~3등 사료보다는 1등 사료인 동시대적인 자료가 우선임은 재언을 요하지 않는다. 앞으로도 계속 이 고고학적인 방법 바꾸어 말하면 유물․유적의 증거가 없으면 믿지 않고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 방법을 일관적으로 유지할 것이다. 이는 유물․유적의 증거가 없어도 논리적이기만 하면 믿는 문헌 사학과는 큰 차이가 있다. 고고학에서는 유적과 유물이 말해주는 것이지 논리가 불필요함은 이미 고고학 개설서에도 언급되어 있다. 전거도 없이 논리를 진행시키거나 ‘이런 추정이 가능하다면…’이란 전제를 하고 나서 진행시키는 논문의 경우, 논문 작성법이 맞다고 하면서 논리를 5번 정도 진행시키면 5%의 확률도 없는 잘못된 결론이지만 그래도 계속 논문을 내고 있다. 이는 명백한 잘못이므로 앞으로 지향해야 할 방법론이다.

한국의 고대사에 대한 복원은 금석문, 고문서, 목간, 고고학, 미술사 등 동시대의 자료에 기초하여 문헌이 안고 있는 한계성을 바로 잡아가는 것이야말로 최선의 지름길인 것 같다. 


 차례
 

廣開土太王碑 辛卯年條의 재검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