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모린톨고이유적

<몽골 흉노(匈奴)시대 귀족무덤 발굴> - 국립중앙박물관 2000년 몽골발굴조사 - 국립중앙박물관(관장:지건길)은 몽골국립역사박물관 및 몽골 과학아카데미 역사연구소와 함께 7월 4일부터 8월 7일까지 몽골공화국 투브아이막(아이막:道단위 행정구역명) 알탄블락솜(솜:郡단위 행정구역명)에 위치한 '모린 톨고이(Morin Tolgoi : 말의 머리라는 뜻) 유적'에서 흉노시대의 대규모 귀족무덤 1기와 청동기시대의 무덤 1기를 발굴조사하였다. 국립중앙박물관의 한국-몽골 공동유적조사는 동아시아 역사에서 한민족의 원류를 찾고 한-몽간의 고대문화를 비교연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이번 2000년 발굴조사는 기원전 3세기에 북방유목민족을 최초로 통일하여 대제국을 건설하고, 중국 한(漢)나라를 크게 위협했으며, 서유럽까지 그 세력을 확장하는 등, 동아시아 문화에 큰 영향을 끼친 흉노(匈奴)의 무덤유적을 대상으로 하였다. 발굴된 흉노무덤은 모린 톨고이 유적에서 가장 큰 무덤으로. 최대지름은 14m, 최대깊이 5m에 이른다. 무덤의 외형을 평면에서 보면, 전반부는 방형(方形)이고 후반부는 반원형(半圓形)을 이루고 있다. 지하로는 계단식으로 4단을 파서 최하부에 장방형의 목곽을 설치하고 피장자와 부장품을 매납한 뒤, 내부에 돌을 가득 채웠다. 부장품(副葬品)은 중국 동한(東漢 A.D.25∼220)대의 규구경(規矩鏡)·백화수피(白樺樹皮) 제품·토기·뼈젓가락 등의 인공유물과 사람·소·말·개의 뼈가 양호한 상태로 출토되었다. 특히, 사람과 개는 순장(殉葬)한 것이다. 발굴결과, 한-몽 양국의 고대문화와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부분은 중국 후한의 규구경과, 백화수피 제품, 사람과 동물의 순장 풍습 등으로, 규구경은 평양(平壤)의 낙랑(樂浪)고분과 김해(金海) 양동(良洞)유적 등에서도 출토된 바 있으며, 백화수피 제품과 순장풍습은 삼국시대 신라·가야의 무덤에서 확인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조사에서 출토된 유물은 중국의 인접지역인 우리나라와 몽골의 문화적 유사성과 북방유목민족문화의 한반도 수용 등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하겠다. 1923∼1925년, 1927년, 1954∼1955년 러시아(구 소련)에 의해 울란바타르 북쪽에 위치한 노인-울라(Noin-Ula) 유적에서 대규모 흉노무덤이 발굴조사된 뒤, 수 차례의 흉노무덤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었지만 본격적인 학술자료로 발표된 것이 없으며, 이번 한-몽 공동조사에서 발굴된 무덤은 몽골공화국 내에서 2번째 규모의 중요한 흉노의 귀족무덤으로 현지에서 평가받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한국-몽골 공동유적조사는 1997년부터 지표조사 1회와 발굴조사 3회를 거치면서, 몽골의 구석기·청동기·흉노시기 그리고 몽골 시기에 이르기까지 양국의 학술교류연구를 위한 기초를 마련하였다. 향후 장기적인 계획으로 몽골∼한반도 루트상에 분포하는 유적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조사가 이루어진다면, 동아시아 역사의 흐름을 밝혀줄 중요한 유적을 발견함과 동시에 양국간의 학술교류 증진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