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회장의 취임인사

신임인사

회원 여러분 
전임 이건무 회장께서 문화재청장으로 옮기시고 잔여임기를 이어받은 이강승입니다. 최근에 여러 해 동안 학회에 적극 참여한 일도 없고, 조직을 운영한 경험도 없는 제가 고고학회라는 커다란 모임을 운영해야 할 중책을 맡고 보니 두려움이 앞섭니다.

회장으로 선임된 소식을 듣고 여러 차례 고사하였습니다. 이것은 의례적으로 사양한 것이 아니라 
저의 능력이 부족하여 회원이 1000명이 넘는 커다란 조직을 이끌어나갈 힘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나이가 들면 하고 싶지 않아도 해야 할 피하지 못할 상황도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회원 여러분들께서 잘 알고계시다시피 우리 학계는 안팎으로 시련과 숙제를 안고 있습니다. 지난 해 우리 회원들로 구성된 조사연구법인들이 수사를 받게 되어 여러 가지 안타까운 일들이 일어났고, 그 결과 우리 학계에 많은  갈등이 생기고 서로 다른 의견들이 나와 학계가 한 목소리를 내는 일도 어려웠던 일도 있었습니다. 또 시간이 지날수록 국토개발에 속도가 붙어 발굴물량은 산처럼 쌓여 있는데, 조사인력은 늘지 않고 제 걸음을 하고 있어, 눈앞에 닥친 숙제를 어떻게 해결해야할지 대책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처럼 어려운 시기에 어떻게 고고학이라는 학문의 품위를 지켜가면서 현실적인 숙제를 풀어나갈 것인가 허심하게 지혜를 모아야 할 때가 아닌가 합니다. 회원 여러분들의 성의있는 지적과 현명한 의견들을 기대합니다.

준비되지 않은 직책이라서 앞으로 학회를 어떻게 움직여 나갈 것인가하는 점에 대해서 제 의견을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학회의 일은 회원 여러분의 관심과 사심없는 참여로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평의원 여러분을 비롯하여 회원 여러분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여 학회일을 해 나가겠습니다. 이건무 전임회장께서 구상하신 방침을 따라 별다른 변화없이 학회를 운영해나가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직책을 맡으신 분들은 조금도 동요하지 마시고 예전과 같은 열정을 가지고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현재 우리 회원은 여러 가지 다른 의견을 가진 이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의견이 다양하다는 것은 그만큼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진다고 볼 수도 있고, 사회가 다양화함에 따라 의견의 폭도 넓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학회가 처한 커다란 일에 대해서는 모두들 한발자국씩 양보하여 상대방의 의견을 중요하게 생각해보는 아량을 가져주십사 하는 일입니다.

제가 맡은 남은 기간동안 고고학의 발전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8. 5월

                                                           이강승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