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행본
[신간] 처음 읽는 한국고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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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복 지음
536쪽 | 35,000원 | 2024년 1월 25일
ISBN: 979-11-6707-134-7 (93910)
- 도서 개요
40여 년 만에 펴낸 한국고고학 개설서
1987년 개정 3판이 출간된 고 김원용 교수의 『한국고고학개설』은 아직까지 많은 이들이 최고의 고고학 개설서로 꼽는다. 그 이후로 40여 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방대한 자료가 쌓였다. 그동안 최신 연구성과들을 반영하기 위한 많은 책이 출간됐다. 하지만 『한국고고학개설』이 해온 역할을 충분히 해내는 한국고고학 개설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40여 년 만에 마침내 고고학 개설서가 출간되었다. 바로 한국고고학 연구의 권위자이자 고고학의 대중화에 앞장서온 이선복 교수(서울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 퇴임)가 펴낸 『처음 읽는 한국고고학』이다.
『처음 읽는 한국고고학』에는 한반도에 인류가 흔적을 남기기 시작한 구석기시대부터 20세기까지, 독자가 한반도에서 사람들이 살아온 총체적인 실상과 흐름을 그려볼 수 있게 핵심적인 정보들이 이해하기 쉽게 풀이되어 있다. 고고학에 처음 발을 들인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서술되었다. 하지만 이 책은 오직 고고학 입문자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 중간중간 녹아든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독자에게 곱씹을 거리를 던지는 이 책은 고고학 전문가들에게 학자로서 필요한 학문적 훈련도 충실히 제공한다. 또한 현재 학계의 문제점과 한계를 냉철히 진단하기도 하고, 한국고고학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기도 한다. 책에는 한국고고학계에 오랜 시간 몸담아오며 수십 년간 한국고고학을 가르쳐온 이선복 교수의 내공이 잘 드러난다.
『처음 읽는 한국고고학』은 『한국고고학개설』 이후 지난 40여 년간 채워지지 않은 공백을 훌륭하게 메꿔줄 한국고고학 개론서다.
- 책 소개
고고학에 입문하는 모든 이를 위한 고고학 바이블
『처음 읽는 한국고고학』은 고고학에 처음 입문한 이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쓴 책이다. 선사시대 연구의 대가인 저자는 책의 많은 부분을 선사시대에 할애하고 있지만, 역사시대를 설명하는 일 역시 놓치지 않았다. 책은 구석기시대부터 20세기까지 순서대로 차근차근 기본적인 정보를 전달해주는 동시에, 곳곳에서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읽는 이의 구미를 당긴다. 책을 읽다 보면 어느덧 타고난 이야기꾼의 일필휘지에 푹 빠지게 된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가 되면 고고학을 처음 접한 독자도 자연스레 한국고고학의 커다란 흐름을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오직 초심자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 책은 한국고고학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돕는 동시에, 고고학을 전공하는 이에게 필요한 학문적 훈련 역시 제공한다. 다시 말해 고고학 전문가들이 읽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책이 그저 시대별로 유적과 유물을 나열하고 설명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책은 핵심적인 정보를 전달하는 중간중간 감초처럼 독자에게 곱씹어볼 거리를 던진다. 엄밀한 논리와 근거를 들어가며 정설처럼 통용되는 전제들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시하는 대목은 과감하다. 이는 오래도록 많은 사회적 발언과 고발을 망설이지 않은 과감한 ‘독설가’인 저자의 성정이 책의 곳곳에서 드러난 것이기도 하다. 예컨대 신석기혁명이 약간의 곡물이 발견된다는 사실 외에 이렇다 할 증거가 있는지를 묻고, 청동기가 발견되지 않는 상황에서 무문토기로 청동기시대를 정의하는 논리는 과연 타당한지 되짚어보며, 고조선이 어떤 나라이며 어디에 있었는지를 자세히 말해주는 기록이 있는지 그 역사적 실체에 의문을 품기도 한다. 책의 곳곳에 자리한 이와 같은 대목들은 기성 고고학 연구자들에게 사실을 일깨워주면서 의문을 제시하고 의심하는 역량을 길러준다.
또한 고고학의 많은 부분에서 시대 설정과 용어 사용의 문제와 논란이 존재하지만, 이를 정확히 인지하고 그저 편의를 위해 시대와 용어들을 사용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 그만이라는 저자의 말은 인상적이다. 한 치의 망설임 없는 이 문장에는 한국고고학계에서 이선복 교수가 쌓아온 내공과 그로부터 기인하는 자신감이 여실히 드러난다.
이외에도 저자는 자신만의 확고한 통찰을 바탕으로 학계의 여러 현실적인 문제와 학문적인 한계 역시 그냥 지나치지 않고 예리하게 짚어낸다. 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한국고고학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기성에 균열을 내려는 과감함이 엿보이는 ‘문제작’
저자에 따르면 고고학은 남아 있는 물질 증거를 통해 한반도에서 사람들이 살아온 모습의 총체적인 실상을 밝히는 데 기본적인 목적을 둔다. 저자는 오늘날 한국고고학이 많은 발전을 이루어냈음에도 전반적으로 유적과 유물 자체에만 매몰돼 있는 현실이 안타까웠다고 말한다. 또한 기존의 책들과는 다른 내용을 담은 최신 고고학 개설서의 필요성을 느껴왔다고 말하면서 이 책의 집필 배경을 밝혔다.
“사람들이 ‘고고학의 큰 흐름은 어떻고, 또 어떤 문제가 있고, 당시 사람들의 삶은 어땠을 것이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이해를 돕는 게 책의 목적입니다. 전공자들에게는 그동안 어떤 특별한 의식을 갖지 않은 채 해왔던 작업이 과연 왜 하는 것인지, 그리고 궁극적으로 그 작업이 필요한 이유가 무엇인지, 그런 근본적인 문제들을 생각하도록 만드는 것이 책에 담긴 의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처음 읽는 한국고고학』의 제목 속 ‘처음’은 중의적인 의미를 지닌다. 첫째, 이 책은 최신 연구성과가 반영된 기초 지식을 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전달한다. 따라서 고고학을 공부하는 이가 처음으로 읽기에 더할 나위 없이 적합하다. 둘째, 동시에 고고학이라는 학문에 객관적인 진단을 제공한다. 이 책은 독자가 고고학의 매력과 더불어 학계의 맹점과 약점을 명확히 알도록 돕는 등 고고학에 처음 접근하는 이가 지녀야 할 자세를 잡아주는 지침서의 역할을 한다. 셋째, 이 책은 많은 고고학 강의의 교재로 사용될 수 있다. 이때 책의 활용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그저 내용을 훑는 수준에서 그친다면 아주 빠르게 읽어 내려갈 수 있다. 하지만 잠재력을 백분 발휘한다면 이 책을 처음으로 시작해 무수히 많은 교재가 파생될 수 있다. 이처럼 여러 의미에서 ‘처음’인 이 책은 부지불식간에 관성으로 굳어가고 있는 현재 학계의 분위기에 처음으로 균열을 내려는 이선복 교수의 과감한 시도이기도 하다.
『처음 읽는 한국고고학』은 초심자에게 자칫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고고학이라는 학문에 첫발을 내딛도록 도와주는 동시에 고고학 전공자들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40여 년간 고 김원용 교수의 『한국고고학개설』이 굳건히 해온 고고학 개론서의 역할을 계승하면서도, 그간 쌓인 연구성과들을 반영한 개론서로서 이 책의 역할과 영향력이 적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 책의 구성
이 책은 앞뒤의 여닫는 글과 그 사이 7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목할 점은 이 책은 이미 출간된 각종 시대별, 지역별 개설서에서 흔히 채용하는 시대별 명칭이나 구성을 지양하고, 내용 역시 유물의 명칭이나 형식분류 혹은 편년에 대한 기술적 묘사나 해설에만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시간의 흐름에 따른 ‘문화상의 변화’를 요약하여 전달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었다. 이를테면 구석기시대의 문화상을 다룬 1장의 제목은 시대 명이 아닌 ‘한반도 최초의 주민’이다.
이 책은 한반도에서 구석기시대부터 역사시대가 시작할 무렵을 주로 서술한다. 책의 주요한 목적은 한반도 선사시대의 문화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발전하고 분화했는지, 그것이 결국 어떻게 삼국시대에 들어와 각지에서 독특한 문화를 나타내는 것인지를 통시적 관점에서 설명하는 것에 있다. 저자는 이러한 관점에서의 접근이 토기나 청동기의 형태나 무덤 구조의 변화에 대한 설명보다 더욱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책의 서문과 말미에서 이 책과 학계 전반이 지닌 많은 한계를 숨기지 않고 인정한다. 그리고 이러한 부족함이 빠르게 새로운 연구자들의 부흥에 힘입어 채워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인다. 부족함과 한계를 이야기하면서도 어떤 변명도 하지 않고 인정하며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이런 저자의 태도는 오래도록 고고학을 향한 관심을 이어오면서 끊임없이 자신만의 깊이를 더해온 이선복 교수가 가진 자신감의 산물일 것이다. 결국 『처음 읽는 한국고고학』은 비단 고고학뿐만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학문을 대하는 학자로서의 태도에 대한 지침서의 역할도 수행해낸다.
- 지은이 소개
이선복
서울대학교 고고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애리조나주립대학교 인류학과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7년 서울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에 조교수로 부임해 2022년 정년퇴임하였으며, 재직 중 한국, 베트남, 아제르바이잔 등에서 발굴을 지휘했다. 주로 구석기 시대 연구에 관심을 기울였고, Current Anthropology, Science, Nature를 비롯한 국내외 학술지에 많은 논문을 발표하였다. 주요 저역서로 『고고학 개론』(1988), 『동북아시아 구석기 연구』(1989), 『이선복 교수의 고고학 이야기』(1996, 2005), 『벼락도끼와 돌도끼』(2003), 『구석기 형식분류』(번역, 2012), 『방사성탄소연대 측정법』(번역, 2013), 『동물고고학 입문』(번역, 2014), 『고고층서학의 기본원칙』(번역, 2016), 『인류의 기원과 진화』(제2판, 2018), 『지질고고학 입문』(2018), Archaeology of Korea(2022) 등이 있으며, 『한국 고고학 강의』(2007, 2010) 편찬에 집필과 책임편집을 맡았다.
- 차례
책을 시작하며 그림 목록 제1장 서론 한국고고학의 시작과 발전 | 시대구분과 문화권역 제2장 한반도 최초의 주민 한반도의 자연환경 | 플라이스토세의 환경 변화 | 한반도의 고인류 | 연구사와 주요 유적 | 임진강 유역과 주먹도끼 | 구석기시대의 분기 | 현대인의 등장 | 플라이스토세의 종식과 새로운 기술 제3장 수렵채집사회와 생산경제의 시작 신석기시대의 정의 | 식민지 고고학의 유산 | 편년과 지역성 | 주거와 생활양식 | 농경과 농경 마을 | 인구와 매장유적 | 생계경제 | 종말기의 수수께끼 제4장 사회분화의 진행과 발전 청동기시대와 남북한 | 편년의 문제 | 무문토기, 고인돌, 마제석기와 청동단검 | 시대구분과 지역성 | 농경 마을의 모습 | 벼농사의 확산 | 계층화와 매장유적 | 복합사회 등장의 전야 제5장 고대국가의 여명 철기의 확산과 정치체의 등장 | 한국 문화권역의 변화 | 끝나지 않은 청동기시대의 수수께끼 | 제정일치사회의 등장? 제6장 역사시대의 시작 삼한과 삼국 | 다양화와 다극화-토기, 철기, 주거지 | 국읍과 읍락 | 국가 탄생의 전야 제7장 삼국시대에서 20세기까지 고총고분의 등장 | 고구려 | 발해 | 백제 | 영산강 유역 | 가야 | 신라 | 통일신라 | 고려, 조선, 근대유산 책을 마치며 독자를 위한 추천 문헌 그림 출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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